교실에서는 같은 시간이 흘러도 아이들마다 속도가 다르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.
활동지를 금방 끝내는 아이가 있고,
한 문제 앞에서 오래 멈추는 아이도 있습니다.
발표 준비를 하다가 바로 말을 정리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,
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문장을 고르는 아이도 있습니다.
그럴 때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자신을 비교합니다.
"친구는 벌써 끝냈는데."
"나는 왜 이렇게 느리지?"
"나만 아직 못 하는 것 같아."
겉으로는 조용히 연필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, 마음속에서는 이미 조급함이 커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.
특히 1학기 후반으로 갈수록 아이들은 자기가 잘하고 있는지, 친구들만큼 따라가고 있는지 자주 살핍니다.
그 마음을 그냥 두면 배움보다 비교가 먼저 남습니다.
이때 필요한 말은 "빨리 해"가 아닙니다.
그렇다고 무조건 "괜찮아"만 반복하는 것도 아이에게 충분히 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.
아이가 지금 어디에서 멈췄는지, 그 멈춤이 실패가 아니라 배우는 과정이라는 걸 짚어 주는 말이 필요합니다.
"괜찮아. 너는 지금 네 속도로 배우는 중이야."
이 말은 아이에게 속도를 늦춰도 된다는 허락만 주는 말이 아닙니다.
지금 하고 있는 시도가 헛되지 않다는 걸 알려 주는 말입니다.
바로 이해되는 날도 있고, 여러 번 해 보고 나서야 알게 되는 날도 있습니다.
중요한 건 가장 먼저 끝내는 것이 아니라, 자기 자리에서 다시 한 번 해보려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.
교실에서 이런 말을 건넬 수 있는 순간은 자주 옵니다.
문제를 풀다 지운 자국이 많아진 아이에게,
발표 순서를 기다리며 계속 종이를 고쳐 쓰는 아이에게,
친구의 빠른 속도를 보고 손을 멈춘 아이에게,
"아직 못 한 게 아니라, 지금 배우는 중이야."
"한 번에 안 되어도 괜찮아. 어디까지 생각했는지 같이 보자."
"네가 오늘 한 걸음 간 것도 분명 앞으로 간 거야."
이렇게 말해 주면 아이는 자기 속도를 조금 덜 부끄러워하게 됩니다.
느리다는 말 대신 신중하다는 감각을 배울 수 있고, 아직이라는 말을 포기와 연결하지 않게 됩니다.
이번 필사 문장은 아이들이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느라 마음이 급해질 때,
자기 속도를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.
빠르게 끝내는 것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.
알공이 선생님의 교육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.



